그들의 마지막 구원자 9부 – 파멸의 그림자



나연은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 속에서도 머리를 재빠르게 굴렸다. M이 터미널 앞에서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는 이미 그녀의 모든 행동을 예상하고 있었고, 그 상황을 즐기는 듯했다.

그녀는 숨죽인 채 몸을 낮추며 다시 한번 탈출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M의 차분한 목소리가 그녀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왜 도망치려 하지 않나, 나연? 내가 널 여기로 이끌었다는 걸 너도 알고 있지 않나?”

그의 말은 차갑고도 확신에 차 있었다. 그는 그녀가 여기까지 도달한 것이 자신의 계획 일부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고의로 유도된 발견

나연은 몸을 숨긴 채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자신을 붙잡을 의향이 없다면 이 상황을 이용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M은 터미널에서 그녀가 남긴 흔적을 확인하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너는 이미 많은 것을 보았어. 그런데도 여전히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했지. 나는 네가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야.”

그는 일부러 터미널의 화면을 그녀가 볼 수 있도록 돌렸다. 화면에는 그녀가 이전에 열려고 했던 파일 목록이 떠 있었다.
“인류 재구축 프로그램: 제1단계 실행 중”

M은 손을 뻗어 화면을 가리켰다.
“이게 네가 알고 싶어 하던 진실의 일부다. 이제 네 선택이 중요해졌다.”

M의 설명

나연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M의 도발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
“너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어. 그리고 그걸 구원이라고 부르고 있지.”

M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다. 나는 그들을 구원하고 있다. 다만 너는 아직 그 구원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할 뿐이지.”

그는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말했다.
“이 세상은 끝났다. 인간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정신, 의식은 새로운 형태로 재건될 수 있다. 우리는 육체를 버리고,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 존재로 진화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나연은 그의 말을 듣고 차가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거냐고. 아니면 네가 그들에게 강요한 거냐?”

M은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끔찍한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나연의 결심

나연은 그의 말을 들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속에서 분노와 두려움이 뒤섞여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그에게서 도망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네가 원하는 세상은 네 의지로 만들어진 세상일 뿐이야. 너는 그들에게서 선택할 권리조차 빼앗았어.”

M은 고개를 젓고 대답했다.
“너도 그 권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잖아. 인간은 자신이 가진 자유를 남용해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지. 나는 그것을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뿐이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그 안에 확고한 신념이 담겨 있었다.

의문의 파일

M이 잠시 다른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는 사이, 나연은 기회를 틈타 터미널의 키보드로 손을 뻗었다. 그녀는 그가 보지 못한 틈을 이용해 빠르게 파일을 복사했다.

그녀는 그의 계획에 대한 진실을 폭로하려 했다. 그것이 그녀가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다.

예상치 못한 위기

그러나 M은 그녀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나연. 네가 가진 의심은 곧 확신으로 변할 거다.”

그는 그녀를 놓아주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돌아가라. 그리고 충분히 고민해라. 네가 여기서 본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M은 그녀를 잡아두지 않았다. 그러나 나연은 그의 태도에서 묘한 자신감을 느꼈다. 그는 그녀가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막으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것이 그의 계획에 포함된 것처럼 행동했다.

반격을 준비하다

나연은 터미널에서 복사한 데이터를 손에 쥐고 돌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안전이 더 이상 보장되지 않음을 깨달았지만, 동시에 M의 계획을 막기 위한 단서를 손에 넣었다는 사실이 그녀를 단단히 붙잡았다.

“결국 너는 이 공동체를 너의 의지로 움직이려는 거야.”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하지만 나연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그녀는 이 공동체에서 M의 지배를 받으며 내부에서 그를 무너뜨릴 방법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도망쳐 그의 계획을 외부에서 폭로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