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마지막 구원자 7부 – 균열의 시작



나연은 공동체의 일상을 따라가는 척하며 점점 더 M의 계획에 대한 단서를 모아갔다. 그의 연설은 매일 똑같았고, 사람들은 그것을 아무런 의문 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반복 속에서 감춰진 불안을 읽어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안정감을 찾으려는 듯 서로를 돌보고, 자원을 나누고 있었지만, 그들이 평화롭다고 느낄수록 나연은 그 안에 숨겨진 억압을 더 선명히 느꼈다. 모든 사람의 행동과 생각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는 느낌은 그녀를 질식하게 만들었다.

나연은 결심했다. 그녀는 더 깊이 파헤쳐야 했다. 감시자들,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창고 속 기계. 그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조용한 준비

나연은 계획을 세웠다. 감시자들 중 한 명, 태식이 가장 자주 다니는 경로를 관찰하면서 그의 동선을 파악했다. 태식은 M의 명령을 수행하는 최측근으로, 매일 일정한 시간에 공동체 주변을 순찰하며 무언가를 점검했다.

나연은 태식의 경로를 따라가며 자신만의 도구를 준비했다. 그녀가 폐허 속에서 살아남으며 익힌 기술은 여전히 유효했다. 손쉽게 무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날카로운 금속 조각, 그리고 작은 가방 속에 숨겨 둔 낡은 로프.

그녀는 태식을 제압하고 그에게서 진실을 끌어내야 했다.

위험한 만남

그날 밤, 나연은 태식을 몰래 따라갔다. 그는 늘 그렇듯 주변을 둘러보며 느긋한 걸음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나연은 그를 가장 어두운 지점으로 유인하기 위해 돌멩이를 던져 소리를 냈다.

“누구야?” 태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주위를 살피며 소리의 근원으로 다가왔다.

나연은 그림자 속에 숨어 기다렸다. 그가 가까워지자, 그녀는 로프를 사용해 그의 팔을 단단히 묶었다. 태식은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나연은 그의 칼을 발로 차서 멀리 떨어뜨렸다.

“네가 뭐 하는지 다 알아.” 나연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쳤군. 너 여기서 뭘 하는 거야?” 태식은 몸부림쳤지만, 나연은 로프를 더 단단히 조였다.

“창고 안에 있던 기계, 그 안에 갇힌 사람들. 네가 그걸 설명하지 않으면 여기서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 마.”

첫 번째 균열

태식은 한참 동안 나연을 노려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러니까 알려줘.” 나연은 그의 말을 끊으며 로프를 조금 더 당겼다.

“그건 구원이야. 그들이 우리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거라고.” 태식은 비웃듯 말했다.

“희생? 그런 말로 다 덮으려고 하지 마. 그건 단순한 희생이 아니었어. 그건 강제였고, 통제였어.”

태식은 조용히 웃음을 터뜨렸다.
“통제라니. 네가 보기에 그게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M은 우리 모두를 위해 움직이고 있어. 그가 없었다면, 너도 여기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나연은 그의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걸 믿고 무조건 따르라는 거야?”

“넌 그가 가진 계획의 일부를 봤을 뿐이야. 네가 아직 그걸 이해할 준비가 안 된 거지.”

진실의 단서

나연은 그의 말을 곱씹으며 태식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는 것을 보았다. 로프가 그를 질식시킬 정도로 조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깐… 멈춰…” 태식이 애써 말을 꺼냈다.

“그럼 대답해.” 나연은 냉정하게 말했다.

태식은 마침내 진짜 정보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 기계는 단순히 사람들을… 죽이는 게 아니야. 그들의 에너지를… 보존하고 있어.”

“보존?”

“그들의 정신과 의식을… 영원히 유지하는 거야. M은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고 있어. 네가 그걸 이해하든 말든.”

태식의 말은 나연을 소름끼치게 했다. 그것은 마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삶을 강요받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예상치 못한 등장

그 순간, 나연의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재빨리 몸을 돌렸고, 그곳에는 M이 서 있었다.

“네가 뭘 하고 있는지 알 줄 알았어, 나연.” M은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지만, 그것은 분명 위협적이었다.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야. 그들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거다.”

M은 태식에게 다가가 그의 팔을 들어올렸다.
“이제 충분히 봤겠지. 네 선택은 무엇이든 결국 나를 향해 올 수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