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마지막 구원자 6부 – 움직이는 그림자



나연은 창고에서 본 장면이 계속 머릿속을 떠돌았다. 그 기계, 그 안에 갇힌 사람들, 그리고 M이 한 말. 그는 마치 자신이 신이 된 것처럼 모든 걸 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구원이라는 단어는 그녀에게 더 이상 희망이 아니라, 끝없는 공포로 다가왔다.

그날 이후 나연은 더 이상 평온하게 공동체의 일상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M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더 깊은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자신이 이곳에서 의심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M이 그녀를 완전히 믿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어야만 했다.

공동체의 일상 속에 스며들다

나연은 일상적인 얼굴로 공동체에 녹아들었다. 아침에는 사람들과 함께 M의 연설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저녁이면 다른 사람들과 자원을 나누며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언제나 사람들의 눈빛과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네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
어느 날, 나연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던 여자가 말했다. 그녀의 이름은 주현이었다. 주현은 나연에게 공동체의 생활 방식을 자세히 알려주며, 그녀가 이곳에 적응하도록 도왔다.

“익숙해지는 게 좋아?” 나연이 되물었다.

“여긴 안전하니까.” 주현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나연은 그녀의 말 속에 묘한 긴장이 섞여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자신이 믿고 싶어서 믿으려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새로운 의문

나연은 사람들이 사라지는 이유를 파헤치기 위해 그들의 일상을 더 면밀히 관찰했다. 그녀는 주현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에게 슬쩍 질문을 던졌다.
“여긴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졌는데, 처음부터 모두 함께한 건 아니겠지?”

주현은 잠시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아니, 처음엔 훨씬 적었어. M이 우리를 하나씩 찾아내 모았지. 그리고…”

그녀는 말을 멈추고 눈을 피했다. 나연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 몇몇은 적응하지 못하고 떠났어. 그게 전부야.”

하지만 나연은 주현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주현은 분명 M과 공동체의 어두운 면에 대해 알고 있었다.

M의 감시망

며칠 후, 나연은 또 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M은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지만, 그의 사람들은 늘 공동체의 각 구역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조용한 그림자들”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마치 평범한 공동체 구성원처럼 보였지만, 움직임은 항상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나연은 그들의 눈빛에서 감시자의 냉혹함을 느꼈다.

특히 한 남자가 그녀의 신경을 거슬렀다. 그의 이름은 태식이었다. 태식은 M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보였고, 그는 항상 나연을 유심히 관찰했다.

의도적인 접근

어느 날, 태식이 나연에게 다가왔다.
“요즘 공동체 생활이 어때?” 그는 묻는 척했지만, 그의 눈은 그녀의 반응을 읽으려는 듯했다.

“괜찮아요. 덕분에 많이 익숙해졌어요.” 나연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태도로 대답했다.

태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M은 너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 그가 직접 데려온 사람은 네가 처음이니까.”

나연은 그의 말을 듣고 속이 얼어붙었다. 그녀가 특별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됐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태식은 잠시 그녀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나연은 그의 시선이 여전히 자신에게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숨겨진 규칙

나연은 더 깊이 조사하기 위해 공동체의 규칙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매일 반복하는 의식과 행동 속에서 M의 의도를 파악하려 했다.

그녀는 특히 매일 저녁 M의 연설 뒤에 이루어지는 명상 시간에 주목했다. 명상은 단순히 사람들을 차분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생각을 M에게 고백하는 듯했다.

“그건 자발적인 게 아니야…” 나연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지막 실마리

하루는 나연이 주현과 대화하다가 결정적인 단서를 잡았다. 주현은 무심코 말했다.
“우리는 M의 계획을 따르기 위해 여기 있는 거야. 그가 없었다면, 우리 모두 죽었겠지.”

“그 계획이 뭔데?” 나연이 물었다.

주현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닫았다.
“우리는… 그저 함께 살아남는 것뿐이야.”

하지만 그 대답은 거짓이었다. 나연은 확신했다. M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진짜 목적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 사람들을 이용하거나, 그들 위에 군림하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