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연은 터미널에서 가져온 데이터를 분석하며 M의 계획을 더 깊이 파헤치기로 했다. 하지만 공동체의 감시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태식은 그녀를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사람들의 태도도 미묘하게 변하고 있었다.
“나를 신뢰하지 않는 건가…” 나연은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물러설 수는 없었다. M이 숨기고 있는 진실을 알아내야만 했다. 그녀는 자신의 작은 은신처에서 데이터 분석을 시작했다. 터미널에서 복사한 파일들은 대부분 암호화되어 있었지만, 일부는 열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에게 새로운 충격을 안겨주었다.
인류 재구축 프로그램
데이터 파일 중 하나는 M의 계획을 요약한 문서였다. 그것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인간은 육체적 한계를 넘어야 한다. 우리의 정신은 더 높은 차원에서 보존될 수 있으며, 그곳에서 우리는 더 이상 고통받지 않을 것이다.”
그 문서는 M이 사람들의 의식을 데이터화하고, 그것을 중앙 서버에 업로드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기억과 정체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육체를 제거하여 생존의 부담을 없애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읽어 내려갈수록 이 계획의 어두운 면이 드러났다. 업로드 과정에서 사람들은 고통을 겪었으며, 일부는 그 과정에서 의식을 잃거나, 데이터화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그녀는 문서를 덮으며 손을 떨었다.
“이게 네가 말한 구원이야?”
공동체의 목적
또 다른 파일에서는 공동체의 진짜 목적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다. M은 단순히 생존자들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계획이 완성되기 전까지, 더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완성하려 했다.
그는 사람들의 삶을 보장한다고 약속했지만, 그 삶은 더 이상 인간적인 것이 아니었다.
위기의 조짐
데이터 분석이 끝나갈 무렵, 그녀는 문 밖에서 발소리를 들었다. 누군가 그녀를 찾고 있었다.
“나연, 안에 있어?” 주현의 목소리였다.
나연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문을 열었다. 주현은 그녀의 얼굴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들어왔다.
“너, 요즘 이상해 보여. 무슨 일 있는 거야?”
나연은 잠시 말을 삼키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주현, M이 정말 우리를 구원할 거라고 믿어?”
주현은 그녀의 질문에 놀란 듯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물론이지. M은 우리를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게 해 줄 사람이야.”
“그가 너희에게 강요하지 않는다고 믿어?”
주현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나연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선택을 주지 않아. 그는 사람들의 자유를 빼앗고 있어. 너도 알고 있잖아.”
주현은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마치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연대의 가능성
나연은 주현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데이터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게 그가 진짜로 하려는 거야. 그는 너희의 정신을 보존한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라지는지 봐.”
주현은 데이터를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게 다 사실이라고?”
“내가 직접 확인한 거야. 이제 선택해야 해. 이걸 묵인할 건지, 아니면 막을 건지.”
주현은 손을 떨며 말했다.
“우리를 막으려 하면, M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는 모든 걸 알고 있어.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지도.”
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해야 해. 난 그가 사람들의 미래를 조작하는 걸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위험한 동맹
주현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널 도울게. 하지만 우리 둘만으로는 안 돼.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해.”
“그럼 더 많은 사람에게 이걸 보여줘야겠지.” 나연은 결심했다.
하지만 그들이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갑작스러운 경보 소리가 공동체를 뒤흔들었다.
발각된 데이터
나연은 경보 소리가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데이터를 가져온 것이 M에게 발각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주현은 당황하며 말했다.
“그가 이미 알고 있어. 이젠 숨을 곳이 없어.”
나연은 칼을 집어 들며 대답했다.
“숨으려고 하지 않아. 그를 막을 방법을 찾을 거야.”
그녀는 공동체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태식과 그의 부하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너를 찾으려는 게 오래 걸리지 않았군.” 태식이 비웃으며 말했다.